2008년 10월 13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성인(聖人)의 길 밖에서
존경을 받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가족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사람은 드물다.
밖에서 인정을 받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기 아내로부터
인정을 받는 남편은 드물다. 서로 모르는 타인끼리 만나
아이를 낳고, 한 점의 거짓도 없이 서로서로의 약속을
신성하게 받아들이고, 서로 사랑하고 아끼면서 살다가,
감사하는 생활 속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는
가족이라면, 그들은 이미 가족이 아니라
하나의 성인(聖人)인 것이다.


- 최인호의《산중일기》중에서 -


* 결혼이란
두 남녀가 성인(成人)이 되었음을 뜻합니다.
동시에 성인(聖人)의 길에 들어섰음을 의미합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변심없이 죽는 날까지 사랑하는 것,
죽는 날까지 사랑하되 하루하루 더 사랑하는 것,
그것이 가정과 사랑을 지켜가는 길이며
성인(聖人)의 길이기도 합니다.
- '청첩장 없는' 아들의 결혼식을 마치고 -

지난 토요일(11일) 아들 고대우의 결혼식을 잘 마쳤습니다.
청첩장 없이, 축의금도 없이 양가 가족 친척들만 모여
조용하고 조촐하게, 그러나 매우 따뜻하게
잘 치렀습니다.

아들의 결혼을 결혼식 전이 아니라
결혼이 끝난 뒤에야 알리는 것에 대해 먼저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특히, '식구'보다 더 가까워진 많은 아침편지 가족들,
가장 가깝게 지냈던 여러 친구들과 지인들께
정말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청첩장 없는 아들 결혼식'은
저와 제 아내가 오랫동안 꿈꾸던 일이었습니다.

오랜 아침편지 가족들께서는 더러 기억하고 계신대로
지난 2005년 12월 딸 새나의 결혼식 때는 '축의금을 받지 않는'
결혼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그 결혼은 그것대로 의미가 있었지만
마음 한 켠에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또 하나의 꿈을 꿨습니다.
딸의 결혼을 축의금 없는 결혼으로 마쳤지만 아들의 결혼 때는
청첩장마저 없는 결혼을 하겠노라는 꿈입니다.

다행히 아들 대우가 일언반구, 토씨 하나 달지 않고
부모 말을 따라주었고, 신부가 된 김유정과 그의 부모님께서도
어렵지만 흔쾌한 마음으로 그 뜻을 따라 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아들에게 감사와 미안한 마음,
그걸 따라준 며느리 유정이와 부모님께
감사와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 결혼식을 치르면서
저는 하나뿐인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화려한 결혼식에 있지 않다.
가족들만 모여 가장 작고 조용하게 치르더라도,
아내로 맞은 여자를 눈 감는 그날까지 하루하루 더 사랑하는 것,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병에 걸렸거나 그보다 더한 일이 생기더라도
변심없이 더 사랑하는 것, 그것이 사랑을 완성하는 것이다.
그 사랑의 완성이 최고의 행복이고,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는 최고의 유산이다."

빛나는 눈동자로 이 말을 가슴 깊이 담아준
아들에게 다시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정말 죄송하고 미안한 분들이 많고, 또 마음에 걸립니다.
결혼을 마친 어제 그제 여러 친구와 지인들이 전화로, 이메일로,
"나는 가족으로 여기지 않았단 말이냐?"는 '항의 아닌 항의'를
많이 보내왔습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이제 이 글을 통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아울러 한 가지 부탁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청첩장 없는 결혼을 치른 신랑 고대우와 신부 김유정에게
결혼을 축하하는 '축하한마디'를 아래 '느낌한마디'에 남겨주십시오.

딸 새나 결혼때 남겨주신 '느낌한마디'를 묶은
두 권의 책을 선물로 전달했던 것처럼, 여러분이 남겨주신
축하한마디를 모아 책으로 묶어 결혼 선물로 전달하려고 합니다.
딸이 그랬듯, 아들에게도 이 책이 인생 최고의 선물이자
두고두고 가보(家寶)로 남게 될 것입니다.

'청첩장 없는' 아들의 결혼을 조용히 치르고나니
모든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홀가분한지 모르겠습니다.
이 감사함과 홀가분한 마음이 197만 아침편지 가족과 더불어
더 큰 감사와 행복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아침편지 가족 여러분의 가정에도
감사와 행복이 늘 넘쳐나길 기원합니다.

♬ 오늘 아침편지 배경 음악은...
데이드림의 'Love is...'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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