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10일 오늘의 아침편지 출력하기 글자확대
좋은 만남, 복된 만남   
복된 만남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기회를 준다.
우리 안에 있는 엄청난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삼중고(三重苦: 입과 눈과 귀의 장애)를 겪는
어린 헬렌 켈러를 만난 설리반은 헬렌에게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그 가엾은 소녀 속에
감추인 가치를 발견했다.
그래서 평생 헌신했다.


- 강준민의《비전과 존재혁명》중에서 -


*누구에게나 그 사람만의 개성과 빛깔이 있습니다.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숨어 있습니다. 그것을
찾아내어 물을 주고 꽃을 피게 해주는 사람!
그런 좋은 만남, 복된 만남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꿉니다.
- 잘 다녀왔습니다 -

잘 다녀왔습니다.
아시는대로, 지진해일 피해를 입은 동남아 긴급구호 활동을 위해
'기아대책 홍보대사' 자격으로 인도네시아로 떠났다가
지난 토요일(8일)에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걱정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잘 다녀왔다"고 인사드리지만 사실 이번 여행은
너무 많은 아쉬움만을 안고 돌아온 여행이 되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이번 재앙의 최대 피해지역이라 할 수 있는 반다아체 지역에
끝내 들어가 보지 못하고 돌아와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단체와 개인들이 만사를 제쳐두고 정말 어려운 시간을 내어
긴급구호 현장으로 달려왔으나 막상 피해 현장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구호 현장을 눈앞에 두고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없는
현실 앞에 그저 아연하고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저희가 겪은 현지 사정을 설명드리면
15일 오전 9시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오후 2시에
무사히 도착했지만,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우리 시간으로 밤 12시나 되어서야
(반다아체로 가는) 경유지인 메단으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2시간만에
메단 상공에는 도착했으나 착륙할 공간이 없어 30분이상 메단 상공을
선회하다가 자카르타로 다시 회항, 비행기에 꼬박 21시간 동안
갇혀있다시피 하고 새벽 6시에야 겨우 숙소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짐을 찾는 것만도 이틀이 걸렸습니다.

다음날은 우리 대사관 측의 노력으로
싱가폴 군용 비행기까지 동원해 메단으로 다시 가려 했으나
착륙 공간이 끝내 마련되지 않아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되었습니다.  

세계의 긴급구호단체 사람들과 구호 물품들이 대거 답지해 있고,
여기에 정상회담까지 열려 세계 각국에서 전세기들이 잔뜩 몰려든데다가
유엔 사무총장등 세계 주요 지도자들이 방문하는 일정 때문에 공항마다
비행기들이 가득차서 만원 주차장을 방불하게 했습니다.
더구나 이를 뒷받침하는 공항 인력도 턱없이 부족했고
공항 시스템과 인프라도 매우 미흡했습니다.

마치 손가락만한 수도꼭지가 하나밖에 없는데 뒤에는 대형 물탱크가
물을 내보내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형국을 연상해보시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들어가기도 빠져나가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말입니다.

저 역시 중요한 일정을 이번 주로 모두 미루고 급하게 떠났던 여정이었던 만큼
끝내 돌아와야만 하는 아쉬움도 너무 컸고, 동시에 여러 크고 작은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매우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된 여행이기도 했습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오지여행가에서 긴급구호 전문가로
활약하고 계신 '바람의 딸' 한비야님을 이번 여정 중에 만나게 되었는데,
그가 긴급구호를 마저 마치고 귀국하는대로  피해 현장 이야기를
아침편지에 쓰기로 했다는 사실입니다. 한비야님과
아침편지의 특별한 인연이 생겨난 것입니다.

한비야님은 일주일 후인 12일 귀국 예정(현지 사정으로 좀더
늦어질 수도 있지만)이며, 돌아오는대로 5차례 정도 아침편지에
연재할 계획입니다. 많이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남을 돕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 여행을 통해
다시금 절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도움의 마음을 먹는 것도 어렵지만
실제로 도움의 손길이 직접 닿기까지는 더욱 어렵다는 것,
또 그 자체가 모험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도
깊이 깨닫고 온 여행이었습니다.

흔쾌히 글을 주시기로 한 한비야님께 다시금 감사드리며.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피해 현장에서 어렵게 봉사활동하시는 기아대책을 비롯한
여러 구호팀들을 위해 마음으로나마 큰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그동안 마음으로 성원하고 염려해주신 아침편지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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